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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당 포스터 - 출처 구글

영화 명당의 감상평

 

긴 여운을 남겼습니다. 망국의 왕 고종 등극장면이 엔딩 신에서 입니다. 사실 풍수지리는 별관심도 없고 믿지도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에 여운을 놓지 못함은 영화 스토리 이후를 잘 알기 때문입니다. 제목만 보면 땅을 보고 집터나 묘터를 잡는 '지관'얘기거니 하겠지만 엄밀히 보면 시대착오적인 인물 흥선대원군 이야기입니다.. 

 

고종 5년에 있었던 오페르트 도굴 사건(1868)이 모티브랍니다. 앞서 병인양요(1866) 때 통상을 실패한 프랑스인 오페르트가 잔꾀를 부렸습니다. 대원군 부친인 남연군의 묘를 도굴해 시체를 동상조건에 이용하려고 했습니다. 조상숭배를 최우선으로 알고 있는 이 나라의 정서를 알았나 봅니다. 하지만 미수에 그치고 국제적인 망신에 오히려 대원군을 더 격분케 한 사건입니다.

 

스토리의 시작은 안동 김가의 세도가 하늘을 찌르던 시기였습니다. 오죽하면 왕(철종)이 신하 앞에서 무릎을 꿇고 목숨을 구걸하는 장면까지 설정했을까요? 나라꼴이 말이 아닙니다. 그 당시 땅에 납작하니 엎드려 때를 기다리던 왕손이 있었습니다. 그에게 2대에 걸쳐 왕이 나올 명당이 있다는 지관의 말에 드디어 때가 왔음을 직감합니다. 

 

즉시 명당으로 지목된 충남의 대가람 가야사를 접수하고 불질러버립니다. 그리고 경기도에 있던 부친 남연군의 묘를 이장하는데 얼마나 견고히 조성하는지 혹이라도 길운이 도둑이라도 맞을세라 깊이 파고 회반죽으로 밀봉해 버립니다. 

 

이러니 도굴사건이 미수에 그칠 수밖에 없을거 같아요. 차라리 이때 도굴이 되었더라면 어땠을까요? 이 나라가 또 다른 변화가 오지나 않았을까? 어쨌든 미수사건은 대원군에게 쇄국의 빗장을 더 견고히 하는 꼴이 됩니다. 

 

사실 조선시대 역사에 대원군만한 개혁적인 인물도 드뭅니다. 임진왜란 때 왕이 의주로 도망가자 열받은 백성들이 궁에 불을 질러버렸습니다. 그 후 270여 년간 방치되어 오던 경복궁을 재건해 왕조의 위상을 세웠고, 또 당쟁의 온상으로 지목된 전국에 산재한 서원의 철폐는 앞선 왕들도 엄두를 내지 못했던 일입니다. 그랬던 그가 멀리 유럽으로부터 밀려오는 산업혁명이 낳은 새로운 물결을 인식하지 못했습니다. 당시 지배층의 근간이던 서원까지 혁파한 그였다면 얼마든지 유리한 상통조건으로 변화의 흐름에 편승할 수 있었을 텐데 말입니다.

 

안타까움에 빠져 지관으로 분한 조승우는 보이지 않고 대원군으로 분한 지성의 핏발선 얼굴만 아른거립니다. 맹자가 말했듯이 나라꼴이 말이 아닐 땐 역성혁명이라도 일어났었어야 했는데 라는 쓸데없는 생각이 내내 따라옵니다. 

 

영화 명당의 출연진

땅의 기운을 읽는 박재상 역/ 조승우, 땅으로 왕을 만들려는 흥선 대원군 역/ 지성, 나라를 가지려는 김좌근 역/ 백윤식, 김좌근의 아들 김병기 역/ 김성균, 초선 역/ 문채원, 재상의 벗 구용식 역/ 유재명, 헌종 역/ 이원근, 박충선, 강태오, 조현식, 손병호, 양동근, 김민재, 심희섭, 허성태, 조복래, 조성환 등이 땅을 소재로 한 사극에서 열연합니다.

 

영화 명당의 국내반응

영화 명당은 유명 배우인 조승우가 나와서인지 초반 인기가 많았던 작품입니다. 국내에서 207만명이 보았고 국내반응은 소재가 무엇보다 좋았지만 뭔가 아쉽다는 반응이 많이 나왔네요. 평가는 2700여 명이 해서 7.75가 나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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